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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5 애니메이션
인형은 울지 않는다.
인형은 울지 않는다.다산을 상징하는 숭배의 대상이었던 구석기 시대의 유물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가장 오래된 인형으로 여겨진다.오래전부터 인형을 만들어 왔던 인간은 끊임없이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으려 했으며 살아있는 인형을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계몽 시대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인류에겐 인간과 외모가 비슷하고 인간처럼 움직이고 말하는 인형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아직 없다.인간의 존재감을 재현하기 위해선 인간에 대한 이해가 지금보다 더 깊어야 한다.우리를 편하게 해주고,신뢰를 주는 신호와 미세한 움직임을 알아야 한다.인간 창조는 신의 영역이다.살아있는 인형은 신의 영역을 끊임없이 넘본 인간의 욕망을 표현한다.인형을 살아있게 만들어 인간의 수준에 근접게 하려는 것.완전한 인형의 조건은 역설적으로 인형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인형이 아닌 인형,살아있는 인형을 추구한 인간 욕망의 근원은 무엇일까.또한,인형이 완벽하게 살아있는 상황이 도래하면,그때 인간을 인간 답게 만드는 근거는 무엇일까.이 영화를 보시면 알 수 있다.한 남자가 토끼 인형을 다듬고 있는 장면에서 영화는 시작한다.한 남자와 한 여자가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에 관여한다.남자는 밤 동안 토기 인형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잠들면,여자가 들어와 낮 동안 부차적인 부분의 제작과 수정을 맡는다.둘의 일은 일상처럼 반복된다.그러자 옷장 안에서 자기와 똑같은 사람 인형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분장하고 옷을 입히고,눈동자를 그려주고,손에 매니큐어도 칠해주고,살아있게 만든다.둘 이 같이 춤을 취하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된다.알람이 울리고 여자는 잠에서 깨면 남자가 서서 본다.둘은 같이 일도 하고 식사도 사랑도 나눈다.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 인형.여자의 눈빛이 남자에게 몰입하지 않고 그 인형에게 집중한다.인형을 따라 옷장으로 들어가고,거기에는 이미 망가진 인형들의 모습들이 보인다.놀라는 여자,옷장을 나오다가 자신의 다리가 부러지고,팔이 부러지면서 갑자기 화면이 멈추며 이 영화 최대의 반전이 선보인다..감독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여 정성껏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 두 명의 예술가,한 남자와 한 여자의 초상화가 절정에 이르러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속 주인공으로 영화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사랑,배신,분노,욕망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른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고 있다.'복제품'과'유령'을 조합한 말로"죽음이 모조품에 내재하는 것처럼 들린다.".오래전에 영화사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블레이드 러너'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존재론의 기반을 뒤흔든다.공포 영화‘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영화의 첫 장면에서 보이는 토끼 인형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녀가 이미 인간을 닮은 여러 복제품 중 하나라는 의미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인간을 가장 많이 닮은 살아있는 인형 중에는 심지어 자신이 인형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가 있다.영화 속 인공 생명 창조에 관한 모습은'마술의 신비,꿈의 기계'장에서 다뤄진다.창조성의 화신 에디슨이 살아있는 인형을 만들려고 시도했다는 이야기는 신과 경쟁하려는 인간 욕망에 관한 단순한 우화에 머물까. '블레이드 러너'의 안드로이드가 제기하는 존재론의 혼동은 이제 현실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유전공학의 발달로 이제는 인간이 실제로 신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보면 더 흥미로운 이 영화 정주행을 추천한다.하얀 그림자 영화작가감독 정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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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05 애니메이션
단절 속에서 만나는 나와 너의 좌표를 찾는 성장의 여정
담담해서 더 아픈, 반복되는 폭력의 일상 #PrincessePrincesse, 불어로 '공주'라는 제목에서 으레 기대되는 미녀와 화려한 드레스, 대리석 궁전은 이 영화에 없다. 회칠한 벽과 위태로운 선율로 기억되는 오프닝 시퀀스가 끝나면, 허름한 오두막이 나타나고 한쪽 얼굴이 흉터로 일그러진 여인이 정체도 알 수 없는 음식을 요리할 뿐.두 명분의 그릇을 세팅하고 홀로 창밖을 보는 여인의 무표정한 얼굴과 창밖에서 그녀를 훔쳐보는 시선이 교차되며 묘하게 긴장되던 분위기는 공포의 실체(늑대)가 나타난 순간 깨진다.여기까지 봤다면 누구든 여인이 그녀를 다치게 한 바로 그 늑대의 감시 탓에 오두막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유추할 수 있을 터. 우악스럽게 짖어대는 늑대를 피해 침대 구석으로 옮겨간 여인이 보는 책 제목이 바로 Princesse다.갑갑한 현실의 돌파구로 Princesse 소설책 속 해피엔딩을 꿈꾸는 그녀지만, 애석하게도 오두막을 찾는 건 멋진 사내인 척 눈속임한 늑대다. 둘 사이 무미건조한 식사시간이 지나고 'DOG'와 'GOD'라는 글씨가 찍힌 술병을 사내가 연신 비워내면 여인은 사내가 가져온 토끼사체를 요리하다 원치 않는 관계를 맺는다.실사 영화나 색채가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다면 몹시 폭력적으로 비쳤을 장면은 흑백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영화의 특성상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표정 변화나 대사 없이 인물의 행동만 비춰지는 데다 흑백 영화라서 '달아날 수 없어 포기해버린, 반복되는 폭력의 일상'을 살아가는 여인의 내면이 더욱더 날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특히 동의하지 않은 관계의 밤이 지나고 홀로 눈을 뜬 여인이 익숙한 듯 요리하고 청소하는 장면, 늑대가 짖어대는 창가에 체념한 표정으로 주저앉아 Princesse 소설책을 꽉 안고 있는 모습에서 무기력하지만 실낱같은 희망 만은 놓지 못하는 마음이 오롯이 보여진다. 식탁에 앉아 소설의 결말 Happy Forever 까지 보고 첫 페이지로 돌아가 다시 읽는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한데, 우리를 또 한번 숨 막히게 하는 건 사내가 데려온 또 다른 여자다.언제나처럼 술에 취한 사내의 욕정이 펼쳐지는 동안 죽은 건지 산 건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식탁에 방치되었던 여자는 정신을 잃은 상태로 사내에게 범해지고, 폭압의 밤이 지난 뒤 오두막에 남은 두 여인은 몹시도 닮은 서로를 바라본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함께 차를 마시고 Princesse 소설을 함께 읽던 평온한 일상은 사내의 방문으로 다시 깨어지지만, 이제 두 여인은 술에 취해 사내가 일방적으로 범하는 욕망의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두 여인은 어떤 결말을 만나게 될까. 술에 취하는 순간 DOG(개)가 되어 오두막의 GOD(신)이 된 양 여인들을 폭압하고 제멋대로 유린하는 사내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일상화된 폭력과 당하는 이의 감정선을 담담하게 그려 더 아릿한 영화 Princesse, 결말은 이쯤에서 아껴두겠다.몇 마디 말로서 결말을 전하기엔 너무도 무거운 주제지만, 한 번의 감상만으로 너무도 담담하고 저릿하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전해질 터. 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무기력한 폭압의 감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하는 이유다.-갑갑하고 먹먹한 감정으로 보다 보니 더 빠르게 흘러가 버린 장면들을 몇 번이고 되짚어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러닝타임은 11분이지만 몇 번이고 돌려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날 테니 마음과 시간이 여유로울 때 한번 찬찬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리뷰 : florence 박정현 gukja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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